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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기 교수 칼럼> 용서와 화해로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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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27년간 옥살이를 했던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만델라와 사형선고와 6년간의 옥살이를 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forgive & reconcile)를 내세우고 실행에 옮겨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이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강조하며 평화의 은총을 전했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나뉘고 난 후 이념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노사갈등 최근에는 젠더갈등 까지 심해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선거철에는 이러한 갈등들이 기승을 부리고 이를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려는 나쁜 정치세력도 있음을 본다. 특히 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크다. 대통령 당선이 근소한 차이로 결판나고 국회가 거대야당으로 구성되다 보니, 야당의 대통령에 대한 협조와 대통령의 야당과의 대화는 거의 없다시피 했을 정도였다. 대통령의 독단과 고집이 여론에 오르내리고 야당의 다수결에 의한 줄 이은 탄핵과 정부 발목잡기는 국민들의 가슴을 불안케 했고 짜증나게 했다.

 

외관상 우리나라는 2024년 전 세계 GDP 순위 상위 20개국(14위:$1.760조 달러)에 속하는 경제대국이고,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매긴 2024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5위에 오르며 안정과 발전을 도모하는 모습으로 국내외에 비춰졌다. 그러나 12·3 계엄 선포 헤프닝으로 인해 이러한 성과들이 나락의 길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는 형국이다. 국회, 정부, 사법부가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마치 아군과 적군으로 맞서서 총칼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 했는데 기미는 보이지 않고 기업이 힘드니 경제도 힘들고 특히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더욱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고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워 경제, 이민정책, 무역, 국방 등 분야에서 강점과 우위를 되찾겠다고 서두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탄핵 심판 중이니 시쳇말로 환장할 일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이여! 당신들은 여전히 달콤한 권력 맛에 빠져 이전투구만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역사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아낌없이 몸을 버렸던 선배들을 따를 것인가 묻고 싶다. 중생들의 제안은 단순하다. “화해하고 용서”하면서 분열된 상황을 풀어 가자는 것이다. 아래 언급한 정치지도자들의 예를 살펴보고 시금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미국의 부통령을 역임을 했던 험프리 의원의 장례식에 있었던 일이다. 장례식장에서 미망인의 옆자리에 놀랍게도 평생에 그의 정적이었던 닉슨 대통령이 앉아 있었다. 닉슨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 가장 괴롭혔던 사람이 험프리였다. 험프리 상원의원은 병이 들어 죽기 전에 아내에게 닉슨 대통령에게 너무나 고통을 가져다주었는데, 그것이 양심에 가책이 되어서 눈을 못 감겠다고 했다. 마침내 그는 죽기 사흘 전에 다니던 교회의 잭슨 목사에게 부탁했다. "목사님, 죽기 전에 닉슨 대통령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에게 용서를 구해야 제가 평안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잭슨 목사는 이 말을 닉슨 대통령에게 전했고, 이에 닉슨은 급히 비행기로 달려와 그토록 그를 괴롭혔던 험프리의 손을 마주 잡고 화해하였다. 험프리는 눈을 감을 때 평안하게 웃음을 가지고 세상을 뜰 수 있었다.

 

비슷한 최근의 예화를 보자. 포드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카터 전 대통령에 패배했으나 이후 친구가 됐다. 2006년 타계한 포드 전 대통령은 이날 아들 스티븐 포드가 대독한 추도사에서 “카터와 나는 짧은 기간 라이벌이었지만 이는 오랜 우정으로 이어졌다. 재회를 기대한다. 우리는 서로 할 이야기가 많다” 는 글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도 이런 정치사를 경험해 보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의 핵심은 ‘기독교적 가치관’이다. 젠더 문제로 인해 미국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염려하던 미국 내 보수적 기독교인이 나선 것이다. 기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대선 결과로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는 어떠한가. 이럴 때일수록 교회와 성도들이 해야 할 역할은 명확하다. 갈등과 분열을 멈추고 용서와 화해의 길을 여는데 앞장서야 한다. 비난과 정죄가 아닌 용서와 화해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통합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누가복음 6:37

비판치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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