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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칼럼>「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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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필자는 지난번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교회의 일정 외에 꼭 가보고 싶은 곳 두 곳이 있었다. 하나는 러시아가 낳은 대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듣는 일이었고, 또 하나는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대표적 시인인 푸쉬킨(A. Pushikin, 1799~1837)의 집이다. 푸쉬킨의 박물관에는 헬라, 로마 시대의 자료와 렘브란트를 비롯한 16~17세기 명화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푸쉬킨의 자료만을 모아둔 박물관은 따로 있었다. 급하게 보긴 했지만, 푸쉬킨의 친필 시와 편지들, 그리고 그가 애장했던 물건들,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푸쉬킨은 시인이자 소설가요 극작가요 관료였다. 그는 1837년 1월 10일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는데, 그것도 사랑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투에서 마지막을 맞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인이 있었다. 바로 애국 시인 김소월이다. 그도 32세의 나이로 너무도 일찍이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천재적 시인들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가 있다면, 푸쉬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詩)이다.

 

이 시는 유난히도 한국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詩)를 다시 한번 묵상해 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아라
슬픈 날에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이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리는 것 그리움이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간다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이 시(詩)를 읽고 있노라면, 오늘날 현실의 높은 벽 앞에 실의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과 분노와 낙담에 빠져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제정 러시아 시대나 지금이나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젊은이들은 꿈을 잃어 버린지 오래고, 일자리 없어 방황하고 있다. 이 땅에 정치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 불의와 불법의 사람들이 지도자들로 급부상해 있어 우방국들이 한국을 콧방귀 뀌는 것이 눈에 보인다. 사람들에게 왕따당하는 것도 모자라, 세계 여러 나라에게서 왕따를 당하는 모양세다. 그토록 자유민주주의를 지켜 내려는 사람들은 또 한 번 도둑질을 당해 주저앉았다. 낙심이었다. 절망이었다. 의지할 때가 없다. 성경대로 “인생은 다 거짓되대 하나님만 참될지어다!”라는 말씀이 우리에게 위로가 될 뿐이다.

 

푸쉬킨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지금의 아픔과 분노는 지나가는 것이요,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는 희망이 메시지다. 악의 세력과 불의의 세력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세계관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열쇠를 쥐고 계실 뿐 아니라 섭리하시며 간섭하고 계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푸쉬킨의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나는 푸쉬킨의 자료를 둘러보다 발길이 갑자기 멈춘 곳이 있었다. 그것은 1700년대 목판본으로 인쇄된 푸쉬킨이 읽었던 러시아 성경이었다. 이 목판본 러시아 성경은 필자가 32년 전에 모스크바에 갔을 때, 거액인 16,000불을 주고 구했던 바로 그 성경이었다. 나는 이 성경을 보면서 마음 가운데 큰 확신과 감사가 넘쳤다.

 

푸쉬킨의 마음 가운데는 암만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듯하고, 절망의 순간에도 결국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역사의 반전을 이루시고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

 

교회의 개혁자 요한 칼빈(John Calvin)의 메시지를 생각해 본다(합~학 주석 p303).

 

「소망이 우리로 생기가 넘치게 할 때, 우리 전신에는 활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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