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SVB은행 파산, 크레디트 스위스의 파산에 이어 전세계적인 은행 파산에 대한 확산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미국 유럽과는 달리 핵심 5대 은행의 건전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 은행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의 경우 1금융권과는 달리 부동산PF 부실이라는 잠재적 폭탄을 안고 있어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22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 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에 발표한 '부동산PF 부실위험 관련 지표 동향·전망' 자료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진 영향으로 부동산PF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특히 부동산 PF 시장에 돈줄이 마르면서 PF대출 연체율이 2021년말 0.18%였는데, 지난해 3분기 0.61%로 높아졌고 비은행권 PF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24%에서 0.77%로 급등한 상태이다.
최근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동산PF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고 미국 SVB 파산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부동산 PF 부실이 저축은행 부실로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국회 입조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SVB 사태와 같은 초고속 디지털 뱅크런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제2금융권에 대한 부동산PF 대출 연체에 대한 관리와 예금자 보호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민주당은 2001년 예금보호한도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된 이후 22년이 지난 2023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한도를 1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을 발의하였다.
일부에선 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에 현행 예금자 보호 한도인 5천만원 이하를 예금한 고객이 전체의 98%를 넘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금융 현장을 잘 모르는 하는 지적이다.
아시다시피 한도 5천만원 이하, 98%를 차지하는 일반 예금자들의 상당수는 5천만원 예금보장에 맞춰 쪼개기로 여러 은행에 나눠서 예금을 하고 있다. 일반 예금자가 맘편히 한 은행에 1억원을 예금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또한 나머지 2%에 해당하는 고액 예금의 경우 기업들의 예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 예금의 상당액이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연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은행 파산시 근로자의 임금과 연금이 잠식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SVB 파산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상당수의 스타트업 기업의 임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예금보호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21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현행 1인당 5천만원인 예금자 보호한도와 관련해 "2001년 기존 2천만원 한도에서 상향된 후 20년 넘게 그대로 묶여있는 것으로, 시대에 맞고 금융위기에 대비해 보호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도 "예금보호 한도를 높여 더 안전한 금융보호망을 만드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예금보험료 인상이 서민들의 이자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공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예금자 보호한도, 목표기금 규모, 예금보험료율 등 주요 개선과제를 검토해 8월까지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8월까지 예금보호한도를 정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신속한 조치이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법안 통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