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해전 이성기
피맛골을 건너온 지
아득하기만 한데
저 달은 아직도
갈 길 멀다 하는가
두어 고개 넘어서
쉬어가면 좋으련만
날도 져물기 전
보름달이 떠있다
어디까지 가야
짐을 내려놓을지
허망한 내 심사
달을 보고 묻지만
길섶은 가을 왔다고
요란만 떨고
땡볕은 우스워
밤까지 불을 당긴다
뭘 보고 그리 웃나
짜증 낼 듯하여도
한고비 넘기면
나를 반겨주겠지
늘어진 주름살
패인 발목 사이로
넋 잃은 가죽 신발
깊어진 숨소리
그래도 가야지
숨이 붙어있는 날까지
빗장 세워 일으켜
다시 곧장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