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매향리는 슬픔과 분노, 인내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했다.
미군 폭격장의 굉음과 잿더미 속에서도 매향리 주민들은 굴하지 않고 삶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긴 고통의 시간을 평화로 승화시킨 공간이 문을 열었다.
4월 21일, 화성특례시는 매향리평화기념관 개관식에서 주민들의 오랜 여정을 기리고, 새로운 희망의 시작을 선포했다.
이 기념관은 단순한 건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매향리 주민들은 참혹한 기억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기 위해 직접 평화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는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이룬 치유와 화합의 결실이며, 역사 속 고통이 어떻게 공동체의 힘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산 증거다.
축사에서도 밝혔듯, 매향리는 이제 과거의 상처를 넘어, 평화의 가치를 배우고 미래 세대에게 교훈을 전하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났다. 더 이상 슬픔의 상징에 머물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약속이자 진정한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매향리의 눈물은 아직 완전히 닦이지 않았다. 기념관 하나로 모든 상처가 아물 수는 없다. 이 땅에 남은 아픔과 그로 인한 세대 간의 기억, 그리고 평화를 향한 염원은 끊임없이 되새기고 지켜나가야 할 과제다.
화성특례시와 시의회는 앞으로도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 세대에게 교훈을 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시와 의회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배우고, 평화를 위해 행동할 때 비로소 매향리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
매향리의 눈물은 아직 완전히 닦이지 않았다. 기념관이 세워졌다고 해서 상처가 모두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눈물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진정한 평화는 어디에 있는가?" 화성특례시와 시의회는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 세대에 교훈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평화는 선언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응답해야 한다.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그 위에 더 나은 내일을 함께 지어야 한다.
매향리평화기념관이 단순한 추모의 공간을 넘어,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성찰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슬픔을 희망으로 바꾼 매향리의 용기를,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