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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근 칼럼>가시 위에 핀 장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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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의미에 대한 성찰

(시사미래신문)


장미의 황홀한 아름다움은, 그것을 지키는 날카로운 가시와 공존합니다. 이 역설적인 결합이야말로 장미라는 존재의 본질을 완성시키며, 가시가 있기에 그 아름다움은 피상적인 매력을 넘어선 깊이를 더하게 됩니다.
성경 속 위대한 인물들의 서사 또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약속의 장미'와 '현실의 가시' 사이의 거대한 괴리 속에서 고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바로 그 고통스러운 현실의 가시를 끌어안음으로써, 마침내 '믿음의 조상'이라는 불멸의 꽃을 피워냈습니다.
요셉의 삶은 형제들의 증오와 배신이라는 가혹한 가시에 찔려 상처로 얼룩졌습니다. 하지만 그 가시밭길을 통과하는 혹독한 연단의 과정을 거쳤기에, 그는 애굽의 총리라는 가장 찬란한 영광의 존재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의 내면에는 급한 성정이라는 치명적인 '가시'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허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가시가 그를 주저앉지 않고 즉각적으로 실천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초대 교회의 반석이라는 가장 견고하고 아름다운 장미로 거듭났습니다.


가시가 없는 장미는 그저 인위적인 조화에 불과하여, 이내 그 생명력을 잃고 시들어 버립니다. 오직 가시를 품은 장미만이 고유한 생명력을 지니고 그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을 아프게 찌르는 시련과 고난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를 더 깊은 성숙으로 이끄는 '성장의 가시'이며, 새로운 부활의 아침을 여는 '섭리의 가시'입니다.


이제 우리는 시선을 전환해야 합니다.
"어째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에 고통스러운 가시가 함께하는가"라는 탄식 대신,
"어떻게 저 메마른 가시에서 이토록 눈부신 생명의 꽃이 피어날 수 있었는가"라는 경이로움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경이로운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의 지친 영혼은 다시금 기쁨과 감사의 행복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가시가, 실은 가장 높은 곳의 장미를 피워내는 근원입니다. 가장 비천해 보이는 것이, 실은 가장 고귀한 것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가시들을 외면하거나 원망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 고통의 가시를 딛고 일어서, 가장 찬란한 생명의 장미로 피어나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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