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 (금)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최승호 칼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URL복사

- '부당지시·폭언·성폭행’···갑질의 다양한 형태를 근절해야

(시사미래신문)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의원실 보좌진에 대한 갑질 여부이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인 강 후보자는 의원 재직 시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비데 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지난 9일 처음 불거졌다. 사실이라면 업무 외 사적인 지시를 한 셈이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문제가 될 수 있다.

 

취재 결과 실제로 강선우 의원은 보좌진 교체가 잦았고, ‘재취업 방해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 후보자는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분리수거는 “(쓰레기가 아니라) 아침으로 먹으려고 가져갔다”, 비데 수리는 “국회 보좌진이 아닌 지역사무소 보좌진에게 부탁드린 것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반박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보좌진협의회 역대 회장단, 여성계조차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과 남성, 가족간의 민주적 평등성을 강조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갑질로 통칭하는 행위에는 크게 부당한 업무지시,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성폭력 등이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로 신체·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은 금지된다.

 

수행비서를 저녁 먹을 때까지 무기한 대기시키거나,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것, 나랏일을 한다는 이유로 퇴근 시간 이후에도 수당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것 등 모두 갑질이 된다.

 

특히, 국회의원에 의한 갑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의원이 가진 권력이 크고, 쉽게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의원실은 통상 9명으로 구성되는데, 개별 헌법기관 대우를 받는 의원에 대한 외부 견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왕국’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원의 권력이 세질수록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고용·해고 권한이 있는 의원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거란 염려가 피해자를 위축시킨다. 어느 갑질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한 조사참여자는 “불만을 토로하면 그날로부터 그만 나오는 날이 되거든요. (의원은) 절대 권력입니다”라고 말했다. 평판 등 소문이 빠르게 전파되는 국회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번 논란이 되면 향후 재고용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해결은 쉽지 않다. 국회의원들의 권력엔 국민에 의해 선출됐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좌진들 사이에선 당론 채택, 당 지도부 의결 등 권위 있는 방식으로 확실한 공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갑질이 있을 때 신고하고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권 사업과 프로그램 도입, 고충 처리 활성화, 국회의원의 인권 인식을 높이는 교육 시행 등도 방안으로 제기된다.

 

갑질은 불평등한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갑질을 행사하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5일 강 후보자에 대해서 “(갑질 의혹) 사안의 핵심인 불평등한 권력관계에서 발생한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나 성찰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이 아니더라도 수직적 위계와 권위주의 문화가 뿌리 깊은 곳이라면 갑질은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공분할 만큼 갑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이번 논란을 후보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고 매듭지을 것이 아니라, 모든 갑질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 누구나 각자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