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첫눈 오는 날
해전 이성기
삐드득 깨질 것 같은 유리알
꽉 다문 지퍼 열리는 소리
우장창 한바탕 크게 소리 질러
더디 잠든 창문을 깨운다
멀리서 비집고 달려온 햇살
헐떡거려 가슴에 채 안기기도 전
뽀얀 얼굴부터 내민 하얀 천사
멀건 동공이 쥐눈이콩 되었다
온몸 동여맨 하얀 광천에
파닥거려 날갯짓 한 번 저항 못하고
갈고리 휘젓는 세찬 바람으로
끌려나가는 가녀린 영혼아!
첫눈이 내리는 날
우리 약속이나 하지 말 것을
흙먼지 날리며 떠나는 갈잎
아쉬운 듯 돌아서며 눈웃음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