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왔다. 옛날 한국에서는 봉화(烽火)를 올려 전쟁을 알리기도 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서로 끼리끼리 소통하는데 편지만 한 것이 없었다. 편지에는 마음을 담고, 사랑을 담고 사연을 담아서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우체부가 편지를 배달했었다. 타지, 또는 타국에 살던 자녀들은 부모님의 안부를 묻기 위해 편지 서두에 <부모님 전상서>라는 단어로 효도의 마음을 알렸고, 연인들은 <사랑하는 00씨>라는 편지를 띄웠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는 반세기 전 유학 시절에 한국에 남아 있는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면, 꼭 20 여일 후에야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의 스승 되신 박윤선 박사는 1950년에 유학할 때, 한국과 서신 교환은 약 두 달이 걸렸다고 했다. 그래서 고국에서 온 편지를 양복 왼쪽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그 편지가 너덜너덜하도록 보고 또 보고 또 보았다는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또 그 옛날에는 국제 전화를 하려면 전화국에 가서 신청하고, 차례를 기다려 연결되면 요금이 오를까 봐서 얼른 몇 마디하고 수화기를 내려놓곤 했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백색 전화라고 해서 부자들만 갖고 있었고, 그 전화를 매매하기도 했었다. 농촌에서는 전화기가 이장님 집에 한 대만 있었고, 어느 집에 전화가 오면 ‘00씨 전화 받으러 오세요!’라고 동네 스피커로 알려주면, 그때 서야 헐레벌떡 뛰어와서 수화기를 들고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 급할 때는 <전보>라는 것이 있었다. 전보는 글자의 수가 늘어나면 요금이 오르기 때문에, 간단명료하게 문장을 만드느라 애를 썼다. 그런데 이러한 소통의 도구(손편지, 전화, 전보)가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Communication)도 중요하지만, 선생과 학생의 소통, 그리고 정부와 백성들의 소통이 중요하다. 사실 이 땅에 신문과 방송이 시작된 것도 1세기 정도이다. 그런데 언론이 발전됨으로 T.V와 라디오와 신문이 국민에게 군림하는 새로운 강자가 되었다. 그래서 언론을 가리켜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다음으로 제4부가 언론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참으로 자유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양심에 따라서 진실한 보도를 했다고 할 수 없었다. 인간은 생태적으로 성경이 지적한 대로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렘17:9)고 했듯이, 인간은 처음부터 배교 적이고 비양심적 인데다 거기에 더하여 거짓된 유물주의 세계관을 갖게 되었으니 T.V와 신문 자체가 정확한 정보전달 매체가 아니라, 국민들을 불안하게 부추기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은 점점 T.V의 뉴스를 외면하고, 주요 일간지를 구독 사절하는 사태가 되었다.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IT 강국으로 모든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고, 정보화 사회의 챔피언을 달리고 있다. SNS, Youtube, 그리고 Kako talk가 발전해서, 이런 매체들에게서 나오는 메시지가 순식간에 지구를 몇 바퀴씩 돌고 있다. 일찍 주 예수께서 말세의 징조를 말하면서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과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24:27) 했다. 세계는 일일생활권이 되었고, 서울 광화문 거리의 애국 운동 집회 소식이 동시에 뉴욕과 L.A, 런던, 파리의 뉴스거리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필자는 6년 동안 한 주간도 빠짐없이 <카톡을 통해서 칼럼>을 날렸다. 내 관심은 교회와 세상과 나라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위로할 자에게 위로하고, 상한 심령에 기도의 제목을 주도록 줄기차게 써 왔다. 부족하고 미련한 사람의 글이 진실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널리 퍼져 갔고, 미국과 남미, 유럽 각국과 아프리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선교사들과 동포들에게 전달되면서 분에 넘치는 사랑과 격려를 받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하지만 정보가 넘쳐나고, 한순간에 지구 전체를 맴도는 정보화 사회가 오히려 거짓된 뉴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Youtube에는 우파 유튜브도 있고, 좌파 유튜브도 있다. 어느 것은 선동적인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도를 넘은 가짜 뉴스도 있다고 들었다. 이제 유튜브나 카톡은 70~80대도 능숙하게 본다. 그리고 어린이들도 카톡을 장난감 놀이처럼 하고 있다. 지금 한국에는 전철이나 버스에서도 승객들이 물끄러미 밖을 보는 사람은 없고, 모두 카톡에 몰입하고 있는 좀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식탁에서 온 식구들이 밥을 먹으면서도 각각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있다. 그리고 부부간의 대화도, 부모, 자녀와의 대화도 스마트 폰에 밀려나고 있다. 만에 하나 하루아침에 SNS, 유튜브, 카톡을 못 하게 한다면 이 세상이 암흑의 세계가 될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어느 당 지도자 한 분이 “가짜 뉴스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 카톡을 검열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명천지(大明天地)에 무슨 씨 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머리에 과부화가 걸린 모양이다.
카톡! 카톡!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