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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기 칼럼> 제대로 된 ‘2인자’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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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미래신문)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만족하지 못함으로 인해 자신이 속한 직장과 사회에 불만이 많고 주위 사람을 미움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엊그제 대구 변호사사무실의 방화로 안타깝게 불만에 찬 당사자는 물론 무고한 사람들까지 사망한 사건도 이와 유사한 경우이다.

 

성경에서 여호수아는 자신에게 만족함을 갖은 사람이었다. 여호수아의 자신에 대한 만족은 이웃 사랑, 민족 사랑, 하나님 사랑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여호수아의 사람됨과 리더쉽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우리에게 보여주는 리더쉽의 모형을 그려보고자 한다.

 

여호수아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바란 광야(Wilderness of Paran) 에서 진을 치고 있던 모세가 여호수아를 포함해 12명의 정탐군을 가나안 땅 탐지를 위해서 보냈다. 40일 동안 가나안에 들어가 스파이(spy) 활동을 하고 돌아온 정탐군들 대다수가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땅의 사람들은 강한 거민(居民)들이고, 성읍은 견고하니 우리가 공격해도 패배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그게 무슨 말인가? 우리는 그들보다 강하고 담대하니 이길 능력이 있다. 특히, 우리에겐 여호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느냐?"고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고까지 소신껏 긍정적으로 말했다.

 

여호수아는 책임감이 강하고 맡겨진 일에 정성을 다하여 지도자를 받드는 ‘2인자’였다. 모세의 수종으로서 묵묵히 순종하며, 불평하지 않고 충성을 보인 ‘2인자’였다. 모세가 그에게 막강한 아멜렉을 상대로 출전하라고 명령을 했을 때 반항하지도 불평하지도 않고 순종하여 전쟁터로 향했고 승리를 거두었다. 여호수아는 무려 40년간이나 모세의 부관으로 있으면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연단을 받았다. 동시에 탁월한 군사적 정치적 역량까지 갖춤으로 민족의 지도자로서 쓰임을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모세가 이루지 못한 가나안땅까지 정복했다. 결국 모세의 후계자로 지목받았다. 모세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는 기간에는 지도자의 결핍을 모르는 시절이었다. 어느 시대나 어느 민족이나 훌륭한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이다. 백성이 마음 놓고 살 수 있으며 안심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기간중 흑인 민권운동의 성지(聖地)로 여기는 앨라배마주의 샐마시에서 행한 연설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흑인들의 존경을 받는 민권운동가들을 「모세의 세대」에 비유하면서 자신은 「여호수아 세대」의 라고 말했다. 모세가 이루지 못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의 입성을 여호수아가 이루어 냈듯이, 앞선 민권운동가들의 업적 위에 더 큰 업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흑인 사회와의 연대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는 우리와 다르다며 오바마를 못 미더워했던 흑인 유권자들의 차가운 마음을 녹아내리게 했고 대통령 당선의 큰 힘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어떠했는가? 우리나라의 역사는 여호수아와 같은 제대로 된 ‘2인자’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2인자’ 키우기를 간과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자. 역대 국무총리만 두 번 역임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정치인’이자 영원한 ‘제2인자의 길’을 걸어온 정치계 거목인 김종필 전 총리가 있다. 그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국가지도자의 큰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자유당 정권때의 이기붕은 ‘2인자’의 위치에서 정도에 어긋난 지나친 과욕과 3.15 부정선거 여파로 전 가족이 생을 인위적으로 마감하는 비운을 겪었다. 우리나라 역대 정권은 제대로 된 ‘2인자’를 키우지 못해 정권 당사자로 끝났다. 지도자로 뽑힌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하고 측근들은 지도자와 코드 맞추기에 열심일 뿐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등한 시 하였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짐으로써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남녀 성별 간에 만족도는 떨어졌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젊은이들이 희망보다는 좌절과 분노로 기성 세대와 사회를 바라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모세가 여호수아를 ‘2인자’로 삼고 훈련시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아 부흥의 시대로 이끌었듯이 우리나라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2인자’를 키우면 어떨까 싶다. 지도자의 리더쉽과 2인자의 리더쉽이 양수겸장(兩手兼將)으로 가야하기에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정당에서도 2인자를 키우고 정권에서도 2인자를 키우되 사심 없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 이상적일까? 정권이 끝나고 나면 국민화합은 커녕 불협화가 너무 심해 안타까워서다.

 

취임 1달을 기존의 청와대를 떠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나름대로 든든히 국정을 이끌어가고 있는 새 대통령이 부디 모세와 여호수아의 성품과 리더쉽을 본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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