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인사에 해군에 비사 출신 소장을 발탁하라는 국민과 여권의 요구가 워낙 강해”
“해ㆍ공군 장성단은 사관학교 출신의 독무대나 다름없어”
전직 해군 고위 장성, “최근 해군은 비사 출신 장교도 고위 장성에 진급하는 데 필요한 경력을 갖추도록 관리 중”
(시사미래신문) 문재인정부가 20년 11월말경 예정했던 장군 진급 및 보직 변경 발표를 12월초로 늦추어서 발표했다.
‘비사’ 출신 장군의 숫자를 늘리려는 의도에서다. 군에선 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장교(3사ㆍ학군ㆍ학사)를 ‘일반’ 또는 ‘비사’ 출신이라고 부른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장군 인사의 초점은 ‘비사’ 출신 장성의 비율을 늘리는 데 있다"고 했다.
한 소식통은 “금번 20년 12월 인사에서는 사상 첫 비사 출신 해군 투스타(소장)를 내는 것을 포함해 종전보다 더 많은 비사 출신 장군 진급자를 발탁하는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며 “장군 진급자의 후보군을 많이 늘려서 인사 검증에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전했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군 내부의 사관학교 출신의 기득권 타파를 추진했다. 지난 20년 9월 비육사 출신 남영신 육군 대장이 육군참모총장에 오른 게 대표적 사례다. 그간 비육사 출신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은 나왔지만, 육군총장 임명은 전례가 없었다.
이번 비사 출신 장성 인사의 표적은 해군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해군에 비사 출신 소장을 발탁하라는 여권의 요구가 워낙 강해 해군 지휘부가 고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육군과 달리 해ㆍ공군 장성단은 사관학교 출신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학군장교(ROTC)와 학사장교(OCS)가 장군으로 진급하거나, 고위 장성이 된 사례가 많지 않다. 현재 해군 소속 장성 중 비사 출신은 4명, 공군은 단 1명뿐이다.
해군의 경우 현재 안교진 제독, 임중재 제독 학사사관<OCS> 출신은 준장이 2명 뿐이다.
해군 OCS 장교들 사이에서는 항해병과라도 대령 진급이 만만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제독이 됐다. 이번 정부에서는 지금 쯤 OCS 출신의 해군 함대사령관이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는 의견이 팽배해져 있었다.
정부는 원래 계획이 이 중 한명을 소장으로 진급시킨다는 방침이였다.
그런데 계획과는 달리 이번 12월3일 진급자 명단에서 해군 비사출신 투스타 진급자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해군에서 지금껏 비사 출신 소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공군에선 이미 비사 출신 소장이 배출됐다.
주인공은 지난 2018년 소장으로 진급한 이동원 방공유도탄사령관으로, 육군 출신(학군 27기)이다.
1991년 방공유도탄사령부는 육군에서 공군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해·공군은 사관학교 출신의 독점 현상은 구조적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비사 출신 장교가 워낙 적고, 고위 장성에 오를만한 경력을 갖추지 못해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직 공군 고위 장성은 “비사 출신 전투기 조종사는 의무 복무를 마치면 대부분 민간 비행사로 많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장성급 인재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직 해군 고위 장성은 “최근 해군은 비사 출신 장교도 고위 장성에 진급하는 데 필요한 경력을 갖추도록 관리 중”이라며 “현재 중령급 장교가 장성 진급을 할 때쯤이면 다양한 후보군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미국은 장군진급 비율이 사관학교대 비사관 5:5인데 우리나라는 8:2이며, 특히나 해군과 공군은 9:1이다. 이게 말이 되는 것이냐? 최소 6:4는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해군 예비역들은 ”현재 대위급, 소령급 장교가 모자라는 곳이 해군이지만, 비사 출신에 대한 차별이 3군중에 해군이 최고이다!” 며
“해군도 비사출신이 진급이 되어야 우수인력이 군에 남아 있는다"며 "사관출신들만 진급하면 비사출신 중 우수인력들이 해군에 남아 있을까?
능력과 실적, 인품을 보고 뽑아야지! 장교들 사이에 비사출신이라는 출신간의 진급차별로 인해 생기는 실망과 갈등은 해군 전투력의 독약이다. 출신별 특권의식을 없애야 한다”며
“독일군이 강한 이유는 병사나 부사관들 중에서도 우수한 인원을 장교로 임관시키기 때문이다”고도 했다.
앞으로 해군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해군지휘부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