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안종기 칼럼> 20대 대선과 시대정신

URL복사

 

(시사미래신문)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미국 42대 대통령 클린턴(Clinton)의 승리를 이끈 시대정신을 담은 슬로건이었다. 경쟁자였던 공화당 부시 전 대통령이 전쟁에 골몰하며 경제를 등한시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전쟁의 시대에서 경제의 시대로 변화를 바라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었던 것이다. 마침내 클린턴은 12년 만에 공화당 집권을 저지하고 여유있게 승리했다.

 

대통령 당선은 후보자의 선거전략이 어느 특정한 시대를 지배하는 시대정신과 시대의 욕망에 부합하느냐에 달렸다. 후보자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시대정신(Zeitgeist)이란 한 시대의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나 사상을 일컫는다.

즉 현실의 반영이자 해법이다.

우리나라의 시대정신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는 산업화, 1987년 이후는 민주화이었다.

민주화 이후 2007년 대선은 선진화, 2012년 대선은 복지국가, 그리고 2017년 대선은 공정과 정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과 정의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면서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약속했고 대다수 국민들은 절대적으로 호응하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4년 반이 지난 요즈음의 정치판은 아시타비(我是他非), 즉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판치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를 뽑은 것도 정치권을 질타하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지도자들이 겉모습만 다를뿐 공리보다는 사욕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대선후보 선출과정을 거치면서도 시대정신이란 말은 희화화되고 개그가 되어버렸다.

야당은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공정과 상식’을 외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영입하는 상황이 되었다.

 

20대 대통령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여야가 후보는 물론 당원, 지지자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선거판이 아니라 싸움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가 국민의힘 윤 후보를 향해 “무식(無識) 무능(無能) 무당의 ‘3무’는 죄악”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 측은 “이 후보는 무법(無法) 무정(無情) 무치(無恥)”라고 맞받아쳤다.

 

선거판에서 프레임 씌우기이겠지만 서로 상대방의 공격을 받을 만한 근거나 빌미를 제공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선의 현주소 앞에 둘 다 자질과 품격, 소양, 정치력을 갖췄는지 의심케 하는 각종 설화나 사건에 휘말려 왔다.  “어느 후보가 되는 것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반대쪽 후보를 마지못해 지지한다” 등 우려스러운 모습을 본다.

두 후보는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양질의 공약을 정직하고 겸손하게 제시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한다.

최소한 25조, 50조, 100조 공약이 당선을 위한 다급한 선심성이 아닌지 심사숙고하고 젊은 세대에게 과도한 빚을 남기지 말았으면 한다.

 

대선에서 승자의 키워드가 시대정신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공정을 입에 올리고 있다. 불공정이 그만큼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는 증거다. ‘공정사회’가 키워드일 것이다.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한 부동산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4차산업 및 과학기술발전과 인구절벽에의 적극적 대응도 이슈이다.

 

물론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격차 해소방안도 중요하다.

우리 유권자들은 위에 지적한 사항들에 대해서라도 대선후보들의 시대정신과 그 해법을 듣고 싶다.

대선은 정당에서는 정권 획득이겠으나 유권자에게는 한국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책과 아이디어들이 경쟁하는 공간이자 선택의 시간이기에 시대정신을 잘 담아내길 바란다.

 

또한 양당의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석패한 분들도 자기 당의 후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미국 16대 대통령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스워드(Seward)와 링컨(Lincoln)의 예를 보자. 스워드는 링컨보다 훨씬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예상을 뒤엎고 스워드는 링컨에게 역전패했다. 패배한 스워드는 미국 전역을 돌며 경쟁 상대였던 링컨 지원 유세에 열성적으로 나섰고, 대통령에 당선된 링컨은 그에게 국무장관 자리를 맡기었다.

 

링컨이 미국인에게 위대한 것은 두 동강난 나라를 통일했기 때문이며, 스워드가 대단한 것은 ’스워드의 우행(愚行)’이라고 비난받으면서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 매입을 통해 미국의 외연을 넓혔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링컨과 스워드의 포용과 협치는 빛나고 있다. 이런 위대한 리더쉽과 파트너쉽을 우리나라에서도 보고 싶다.

 

결언으로 우리 유권자들은 이번만큼은 지연, 혈연, 학연. 이념, 세대, 계층을 뛰어넘어 투표를 잘하길 기원한다. 후보자의 시대정신, 삶의 궤적, 미래를 살펴보고 뽑자!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