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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신대학교 ‘기독교 건학이념’ 훼손...악성채무로 불교(동명대)와 천도교(부산예술대)상생협력 모색...‘부산 기독교계 강하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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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 복음병원 경영난, 30대 소장파 젊은 교수들 부산 온 종합병원으로 이동하기도

(시사미래신문)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위기에 처한 고신대학교 총장 측이 무리한 자구방안 마련을 하는 과정에 불교(동명대)와 천도교(부산예술대)를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는 대학들과 상생협력을 모색하려 한 사실을 두고 부산지역 기독교계에서 고신대의 ‘기독교 건학이념’을 훼손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악성 채무 급증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고신대학교가 자구책을 마련하게 위해, 부산지역 동명대학교-부산예술대학교와 연대해서 '글로컬대학 30'을 추진하다가 결렬됐다.

고신대-동명대-부산예대 등 핵심관계자(총장)들은 올해 들어 ‘글로컬대학 30’ 공동 추진을 위해 세 차례에 걸려 미팅을 가졌다.

 

각 학교법인의 설립주체가 기독교(고신대)-불교(동명대)-천도교(부산예술대)라는 이질적인 종교로 이뤄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자원 절대 감소와 채무 증가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세 대학 측은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의 상생 협력방안으로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추진을 위해 미팅을 가져왔으나 상호 이해충돌과 결렬됐다고 한다.

※ ‘글로컬대학 30’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정책 사업.

 

이 정책은 대학구조조정 사업의 일환으로 보아 경영위기대학 정책과 맥락이 같은 것으로 보이나,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격차 등 현시점의 위기 상황에 대응해 대학과 지역사회 간 결속력 있는 파트너십을 맺어 글로벌 수준의 동반성장 견인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는 궤를 달리한다고 한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0개교,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5개교를 선정해 총 30개교 선정될 예정이다.

비수도권 대학 30개교에 총 3조 원이 투자되므로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5년간 약 1,000억 원 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신대 등 해당 3개 대학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부산예술대의 경우 같은 지역에 소재하면서, 상대적으로 학교 규모가 크고 종합대학인 동명대 측이 상생보다는, 부산예대를 동명대 쪽으로 흡수 통합하려는 모양새를 띠어 ‘글로컬대학’ 협의를 중단했다고 한다.

부산예술대 측은 ‘글로컬대학’ 추진과 관련해서 자신들에게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예술관련 학과를 활성화하는데 관심을 가졌고, 동명대는 고신대 측의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등 보건의료 계열, 부산예술대 측의 예술분야를 보완하는 쪽에 무게를 뒀으며, 신학대학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고신대는 의대와 대학병원을 내세워, 규모가 큰 종합대학인 동명대와 단과대 부산예대와의 통합 시너지를 발생시킴으로써 양과 질적인 측면의 강화를 모색하려 했다는 것이다.

 

최근 고신대 등의 ‘글로컬대학 30’ 결렬 소식이 부산지역 대학가 사이에 퍼지면서 “학교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건학이념까지 훼손하려한 대학 측의 행동은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라며 부산지역 기독교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고려학원’ 정관에 따르면 법인 설립목적이 ‘이 법인은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이하 “총회”라 한다) 직할 하에서 성경에 기초한 개혁주의 신학과 장로회 헌법 및 대한민국 교육이념에 따라 목사와 교회 및 국가사회 지도자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개정 2023.05.18.)’고 규정돼 있어 기독교를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

 

부산시 남구 용당동에 있는 학교법인 동명문화학원 소속의 사립 종합대학 ‘동명대학교’는 ‘동명불원(부산광역시 남구 용당동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을 세울 정도로 불심이 깊은 불자(佛子) 강석진 동명목재 회장이 설립한 학교로, 2021년 4월 제10대 총장에 전호환 박사(전 부산대 총장)가 취임하면서, 2022년 7월 인도네시아 이슬람대학교와 교류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 동명불원(東明佛院)은 한국의 불교문화를 현대인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종교에 관계없이 명상과 참선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하자는 취지로 사단법인 불교문화콘텐츠연구원을 설립. 불교문화콘텐츠연구원은 스님들과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의 연대 모임.

부산예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원곡학원’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 입각하여 천도교적 인격도야를 통한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정관에 따라 천도교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사상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

 

한편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부산 고신대복음병원에서 교수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한다. 부산권 의료계에선 “마치 침례병원이 허물어지기 시작할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돈다.

24일 부산 의료계에 따르면 고신대복음병원 영상의학과 박정구 교수가 오는 10월부터 부산 시내 중심가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긴다. 학교 측엔 이미 사직 의사를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복부 판독 및 중재술(intervention) 전문가. 일도 잘하고, 성품도 좋아 동료 교수들 사이에서도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그에 앞서 지난 6월엔 30대 소장파 젊은 교수로 학계에서 그 역량을 주목해오던 김제훈 교수(호흡기내과)와 이진영 교수(감염내과)가 한꺼번에 사직했다. 그리고 부산 서면 온종합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들은 부부이기도 하다.

 

고신대복음병원의 핵심 교수 이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월평균 매출 10억 원 이상을 병원에 올려준다던 전창완 교수(유방외과)는 좋은강안병원으로 옮겼다. 그는 옮기면서 자신의 수술팀 멤버들과 함께 갔다.

 

고신대복음병원 입장에선 병원 매출(인센티브) 1위 시니어 교수, 장래가 촉망되던 주니어 교수 2명, 거기에 역량 있는 간호사까지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유방외과 쪽 시스템이 크게 흔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핵심 교수들 이탈의 표면적인 이유는 고신대 재단의 경영난. 교수들 월급이 밀리고, 의대의 2학기 학사일정마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1990년대 말 IMF 경제위기 때 겪었던 고신대 재단의 부도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돈다.

 

상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이병수 고신대 총장이나 오경승 병원장 등 지도부의 리더십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본지는 부산 고신대 총장실에 학교의 위기대응 입장을 문의 했으나 학교측의 자세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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