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빛
해전 이성기
거무죽한 곳에서
가뿐 숨 몰아쉬며
철탑보다 높은 옹벽에
기가 눌려서
한 줌 희망은
땅 아래 있을 뿐
소리도 모양도 잊은 채
내 안에 품은 씨

하늘을 보았다
움도 트기 전
뜬구름 몽실몽실 일어
한 줄기 빛이 내리쬐던 날
심장을 뚫고
뇌리까지 갈라놓은 빛
순간 전율이 흘러
전신주가 되었다
밤인지 낮인지
무릎에 치여 수만 번
알 수 없는 무언의 소리
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