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복 칼럼> 한국형 항공모함,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

  • 등록 2025.05.11 22: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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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모함 사업에 대한 가장 큰 반대 이유 중 하나는 예산 문제다.

- 국가 안보와 국방력 강화를 비용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시사미래신문)

 

2025년 현재, 한국 해군의 핵심 전력 중 하나로 추진되던 한국형 항공모함(K-CVX)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경제적 부담, 전략적 필요성 논란, 주변국과의 군비 경쟁 우려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되며 사업 중단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해군이 미래의 해양 안보 환경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공모함 전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과거 한국 해군은 연안 방어 중심의 전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해군력의 개념이 변화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순한 방어를 넘어 해양에서 능동적인 억제력과 원해 작전 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국의 해양 팽창, 일본과의 해양 영토 문제 등을 고려하면 한국 해군은 더 이상 단순한 방어적 역할만을 수행할 수 없다. 항공모함은 이러한 전략적 변화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이다.

 

해군력 투사(Projection of Power), 해양통제(Sea Control), 다목적 작전 수행(Multi-Role Operations) 등의 측면에서 항공모함이 제공하는 능력은 대체할 수 없다.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국가는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은 이미 랴오닝함, 산둥함에 이어 푸젠함까지 3척의 항공모함을 실전 배치했으며, 향후 6척 이상의 항공모함을 보유할 계획이다. 일본 역시 사실상 경항공모함급으로 개조된 이즈모급을 통해 스텔스 전투기 F-35B를 운용하며 항공모함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이 항공모함 전력을 포기한다면, 해양에서의 힘의 균형은 급격히 불리해질 것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는 해군력의 범위가 제한되며, 유사시 동맹국의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항공모함보다는 기존 구축함이나 차세대 잠수함 전력 강화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 항공모함은 단순한 해군 전력이 아니라, 해·공군을 통합하는 전력으로서 작전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유사시 서해나 남중국해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 공군의 작전 반경은 지상 기지의 제한으로 인해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항공모함이 있다면 즉각적으로 전투기를 전진 배치하여 공중 우세를 확보할 수 있다. 즉, 항공모함은 단순한 해군 전력의 보강이 아니라, 전체 국방 체계에서 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인 것이다.

 

항공모함 사업에 대한 가장 큰 반대 이유 중 하나는 예산 문제다. 항공모함 건조 비용, 운영 및 유지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국방력 강화를 비용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더구나, 한국이 항공모함을 개발하면 방산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조선업과 방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공모함 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항모 건조 능력을 확보할 경우,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 가능성도 열린다. 일본, 영국, 이탈리아처럼 중형 항공모함을 보유한 국가들이 이를 통해 방산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즉, 최초에는 경항공모함급으로 시작한 후, 점진적으로 중형 항공모함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한국형 항공모함은 단순한 해군 전력 강화가 아니라, 미래 해양 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다. 항공모함을 보유하면 단순히 군사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략적 주도권을 유지하고, 유사시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며, 주변국과의 해군력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항공모함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미래의 해양 안보 환경에서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정치적 논란이나 예산 문제를 이유로 한국형 항공모함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것이 아니라, 항공모함 전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로드맵을 수립하여 21세기 거북선인 항공모함이 건조되어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선봉에 서길 기원한다.

 

강진복 논설위원 sisamirae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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