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본 글은 해외 외교국방안보 저널인 Global Defense Insight에 기고(2024.12.6)한 영어원문을 한국어로 의역한 내용임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은 글로벌 안보환경의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첫 대통령 임기 중 트럼프 당선인이 보여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거래적(transactional) 외교안보 및 동맹정책은 미국이 주도해온 전통적인(traditional) 국제안보질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더욱 강력하고 통합된 한미일 3자 안보협력(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도전적이고 공세적인 대외정책이 구체화 되고 상호 연대강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제안보환경과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축(core axis)으로써의 한미일 안보협력의 당위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장기화 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필요성을 더욱 촉진 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권위주의적 국가의 공세적 대외정책이 방치될 때 초래될 수 있는 국제안보환경의 위험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독립 국가의 주권을 침해한 불법 행위일 뿐만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 결속력(alliance cohesion)을 시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핵무기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과 공세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등의 권위주의 국가들에 의한 위협이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근접한 한국과 일본에 현저한 위협요인(imminent threat)이며,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 미국, 일본 간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북한의 핵 위협 대응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능을 발휘합니다. 고도화‧첨단화 되고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 통합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2016년 체결된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양국 간 정보공유를 통해 북한위협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3국 간 연합 군사훈련 강화는 북한의 도발행위 억제 및 대응을 위한 대비태세 강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있습니다. 3국 간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이러한 조치와 노력들은 신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연속성을 바탕으로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공세적 행위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필요성을 추동하는 더욱 장기적인 도전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군사기지화(militarization), 주변국들에 대한 경제적 강압, 대만해협에서의 공세적 영향력 확대는 지역 및 글로벌 안보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이러한 중국의 공세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과의 상호 호혜적(mutually beneficial)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익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민감한 안보 현안을 균형 있게 다루는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됩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3국 간의 연합해군 작전(combined naval operations), 항행의 자유 원칙 준수(adherence ot FONOPs),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 완화 정책 추진 등을 점진적‧탄력적 으로 추진함으로써, 중국의 공세적 대외정책에 대한 전략적 균형점(strategic balance)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연속성과 실효성이 보장된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몇 가지 도전요인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중요한 협력의 순간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한일 간의 역사적‧정치적 갈등입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국은 자국의 핵심 동맹 파트너인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을 중재하고 신뢰를 조성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대화와 협력을 제도화‧정례화함으로써, 한미일 안보협력의 정치화를 방지하고 미래지향적인 공동의 안보이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도전요인은, 동맹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 방식입니다. 첫 재임 기간 중 동맹국에 대한 재정 및 역할 기여를 강조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전략 기조는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미일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근본적으로 동맹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약, 트럼프 2기에서도 동맹에 대한 거래적 접근(transactional approach)방식을 고수하게 될 경우, 한미일 안보협력의 결속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 파트너에 대한 단기적인 재정 확대 및 역할기여를 강조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미일 집단 안보 체계 구축을 통해 궁극적으로 공동의 안보이익 달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여러 도전요인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강화로 인해 역내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와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안보질서 유지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권위주의 진영에 대한 대응을 넘어, 자유주의 국제질서 체제 유지에 기여함으로써, 자유진영 국가들의 연대강화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NATO 및 QUAD 등의 안보협력 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통합되고 탄력적인 자유주의 진영 연대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소개
유지훈 박사는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한국 국방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미국 해군대학원(US Naval Postgraduate School) 안전보장학 석사 및 미국 시라큐스 대학(Syracuse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미 학술교류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상을 수상하였으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한미동맹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소로부터 공로상(Achievement Award)을 수상 하였다.
미국 해군에서 잠수함 작전과정(Anti-Submarine Warfare), 항공기 통제과정(ASAC), 해군 교관 과정(Naval Instructor) 및 미국 안보연구소(INSCT, Institute for National Security and Counter-terrorism)에서 고위 국가안보전략 및 대테러 과정을 수료했다.
잠수함 장교로 잠수함(이억기함) 작전관 및 부함장,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 미래전 개념담당, 해군본부 미래혁신연구단 전략개념연구담당 등을 거쳐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 교수로 근무했다.
한국의 경항공모함 사업 및 장보고-III 잠수함 사업에 참여했다. 한국해군의 잠수함 작전지침 수립에 기여 하였으며, 해군창설 100주년이 되는 2045년 까지의 해군발전 방향을 제시한 「해군비전 2045」의 주 저자이다.
한국 극지연구소 정책자문위원 및 해군미래혁신연구단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현재는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및 대외협력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한미동맹, 한-유럽 안보협력, 남북관계, 해양안보, 해양전략, 외교안보정책 결정과정, 국방정책, 전략무기체계(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