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미래신문) 화성시가 100만 인구 돌파에 맞춰 약 460억 원의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해 건립한 화성특례시의회 신청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연면적 1만 1,804㎡,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선 신청사는 31명 의원 전원의 개별 의원실과 체력단련실, 각종 편의시설을 완비하며 의정활동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세수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방재정 부담이 극심해진 시국에 비상근적 요소가 포함된 31명 시의원 전원에게 호화로운 개인실과 대형 청사를 선사한 것은, 특례시의 위상이라는 명분을 감안하더라도 지방재정 악화를 외면한 과잉 투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방청석과 기자석에서 본회의장이 보이지 않는 황당한 시공… 공개 민주주의 가린 부실 설계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외형은 웅장하게 갖추었으나, 정작 의정 모니터링의 핵심인 본회의장 내부 설계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중층에 조성된 시민 방청석과 취재진 기자석에 앉으면 난간과 구조물에 시야가 막혀 발언대에 선 의원이나 의장석 등 본회의장의 핵심 공간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실제로 현장을 취재한 본지 기자 역시 가려진 시야각 탓에 중층 난간 너머로 촬영 각도를 확보하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는 설계와 시공, 감리 과정에서 방청객의 실제 시선을 고려하지 않은 안이한 공사가 초래한 결과이다. 지방의회의 핵심 가치인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공개 원칙을 보장해야 할 공간이 정작 시민과 언론의 눈을 가리는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점은 460억 원짜리 신청사의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는다.
시설 결함의 즉각적인 재정비와 시공 보완… 시민 언론의 방청권·취재권 완벽 확보
부실 공사 논란을 해소하고 본회의장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시야를 방해하는 난간이나 구조물을 재설계하고, 중층 좌석의 경사각을 수정하거나 계단식 구조를 도입해 본회의장 내부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시공을 즉시 보완해야 한다.
중정 중심의 비효율적 설계… 냉방 난항 및 공간 활용 한계
문제는 본회의장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 내부 역시 외형에만 치중해 공간 활용도와 기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향후 의원 수 증가에 대비해 규정보다 공간을 확대 반영했음에도, 건물 중앙을 비워둔 중정 구조와 대형 계단이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바람에 실무 공간과 주민 자치·전시 공간은 오히려 턱없이 부족해졌다.
또한 상부까지 통으로 뚫린 구조 탓에 여름철 냉방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무더위와 에너지 낭비에 시달리는 등, 공간 확대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배제된 설계공모… 외형 위주 심사가 부른 총체적 난국
이러한 부실 청사는 현행 공공건축물 공모 및 설계 심의 제도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현행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상 실제 이용자인 시민과 취재진, 의회 실무진의 사전 의견 수렴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공모 단계부터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못했다.
또한 건축 교수와 외부 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조형성과 외관 디자인 등 가시적인 요소에 치중하면서, 방청석 시야각이나 에너지 효율 같은 내부 기능성과 실용성 검증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여기에 당선작 확정 이후 내부 구조를 수정할 경우 '지방계약법'상 설계비 증액과 공사 기간 연장 등 재정적·행정적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자체가 설계상의 문제점을 인지하더라도 적시에 수정하지 못하고 시공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이 부실 설계로 이어진 셈이다.
화려한 청사보다 중요한 본질… 31명 의원들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입법 성과 증명
신청사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 속에서 현장의 시민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본질은 ‘건물의 외형’이 아닌 ‘의원들의 성과’다.
460억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들어간 만큼 31명의 화성시의원들은 독립 청사라는 최상의 환경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입법 활동, 예산 심의의 엄정함, 행정사무감사에서의 활약으로 ‘돈값’을 증명해 내야 한다.
또한 1층과 6층 등에 조성된 편의시설을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지역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 창구로 개방해야 한다. 46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신청사가 의원들만의 안락한 특권 공간으로 남을지, 시민을 향해 열려 있는 민주주의의 장으로 거듭날지는 31명 시의원들의 의정과 소통 행보에 달려 있다.





















